[TLDR] 자율 주행은 이미 풀린 문제일까? - 우버의 자율주행 시장 접근법
최근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인터뷰는, NYT 의 테크 뉴스 팟캐스트 <Hard Fork> 에 출연한 우버의 CEO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의 인터뷰였습니다.
우버의 파트너쉽 전략
최근 우버는 자율 주행 기술 기업인 웨이모, 크루즈, 위라이드(중국 쪽 자율주행 기술 기업), Avride 등과 파트너쉽을 발표했으며, 우버의 경쟁사 리프트 또한 자율 주행 기술 기업 May Mobility 와 파트너쉽을 맺었습니다.
인터뷰에선 우버의 CEO 와 우버의 파트너쉽 전략에 대해 설명합니다.
Q. 구글 및 다른 자율 주행 회사들과의 파트너쉽은 어떻게 체결하게 되었나요?
A. 제가 CEO 로 취임했을 때, 우버는 자체 자율 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음에도 구글, 웨이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버가 자체적으로 자율 주행을 개발하는 것의 단점은, 경쟁자들이 우버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정은, 수직(자율 주행 기술 개발) 으로 가거나, 플랫폼 전략으로 가야지, 둘 다를 성취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우버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겁니다. 우버는 하드웨어를 못 만듭니다.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잘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플랫폼 전략에 집중하리고 했습니다. 그래서 구글이 우버의 더 큰 주주가 되도록 했고, 지금은 이 파트너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처럼, 우버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물류의 문제를 푸는 회사이지, 실제 자율 주행 차량과 기술 자체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진 Surge Pricing (수요에 따라 호출 가격이 바뀌는 정책) 도 우버가 만들고, 특허까지 낸 기술이죠. 반대로 말하자면, 자율 주행 기술 기업이 차량 호출 서비스까지 잘 만들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우버의 관점은 “어떤 자율 주행 기업이 승리하던, 결국 유저의 호출을 쥐고 있어야 한다.” 입니다. 이 관점의 대전제는 ‘자율 주행은 이미 풀린(혹은 빠른 시간 내에 풀릴) 문제이다.’ 이기도 하구요.
파트너들을 위한 우버의 서비스
실제로 우버는 2024.Q2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택시, 배달, 물류를 모두 합친 자율주행 차량의 여정 수가 6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버와 파트너쉽을 맺은 자율주행 기업들의 차량 활성화율(Utilization Rate) 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Q3 실적발표에서는 파트너쉽을 맺은 자율주행 차량 기업들을 위해서 청소, 수리, 운영 등을 우버가 대신 관리하는 Fleet Management 라고 하는 서비스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Q2 실적발표의 추가 자료에서는 아예 자율주행 차량 관련 슬라이드를 따로 빼어 우버가 어떻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자율 주행 서비스가 여러개면?
인터뷰에서 진행자는 다라에게 질문합니다.
Q. 자율주행이 보편화된다면, 사람들이 굳이 웨이모나 테슬라의 앱이 아니라, 우버의 앱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A. 먼저, 결과는 우버나 웨이모 둘 중 하나만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 이전 직장인 익스페디아(호텔, 항공 예약 서비스) 에서도 비슷한 것을 봤습니다. 익스페디아가 호텔들을 망하게 할 것이다, 혹은 반대의 말도 있었지만, 결국 두 서비스 모두 살아남았습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또한 자체 앱이 있지만, 우버 잇츠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웨이모, 위라이드 등의 앱과 우버 앱은 공존할 것이며, 둘 다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 주행이 미래가 되면서요.
마침 인터뷰 직전에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이벤트가 있었는데, 다라는 이에 대해서도 일관된 태도를 견지합니다. 테슬라가 만약 자체 앱만으로 부를 수 있는 택시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경쟁자가 되겠지만, 이 역시 우버와 공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요.
역사적으로, 플랫폼과 자체 서비스가 경쟁하면, 보통은 플랫폼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합니다. 그리고 재고 회전, 혹은 활성화율이 중요한 비즈니스에서는 더 많은 사용자가 아주 핵심적인 지표 중의 하나이죠.
자율주행이라는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차별화되기 어렵습니다. 테슬라, 웨이모, 크루즈 어떤 차량을 불러도 비슷하게 안전한 운전 실력이 된다면 그냥 가격이 싼 곳을 찾아가게 될 겁니다. 그리고 싼 가격을 제공하는 것은 플랫폼이 가장 유리합니다.
시장의 반응은?
자율 주행의 승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시점에 따라 엇갈립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이벤트 당일에는 실망감을 내비치며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하고, 우버의 주가가 폭등했던 반면, 어제(11.18)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율 주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하자 테슬라의 주가가 5% 이상 뛰고, 우버의 주가는 5% 하락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벤트 당일의 시장 반응이 더 정직하다고 생각됩니다. 규제를 떠나 기술와 시장성 그 자체에 대한 반응이었고, 이번 규제 해제에 대한 반응은 트럼프-일론 콤비가 빚어낸 Hype 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종합하자면, 저는 자율 주행 시잦에서는 우버의 플랫폼 전략이 더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 주행이라는 문제는 이제 80% 정도 풀렸으며,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를 거치고 나면 자율 주행 차량의 보급률 또한 급속하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자율 주행 차량을 타는 것’ 이 아니라 ‘싸고 편하게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 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자율 주행 기업들의 자체 앱보단 싸고 편한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노하우를 이미 쌓아 둔 플랫폼 서비스들의 앱을 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